청소년의 가출, 학교폭력, 학업중단, 성비행 등 청소년 문제의 사례를 조사하여 제시한 후 이에 대하여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하시오.
서론
소위 청소년문제라고 하는 청소년 가출, 학교폭력, 학업중단, 성비행 중 필자가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가출에 대한 것이다. 학교 현장에 있을 때야 학교폭력이나, 학업중단(직전의)과 관련한 청소년들을 많이 만났지만, 지금은 필자가 근무하는 현장이 ‘청소년쉼터’라는 곳이기 때문에 대상 자체가 가출청소년이다 보니 자연스레 접하는 청소년문제 상황조차 그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 과제에서는 청소년문제(가출, 학교폭력, 학업중단, 성비행 등) 중 필자가 관심있어 하는 청소년가출에 대해 살펴보고, 비행이론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논해 보고자 한다. 또한 필자가 본 과제의 청소년과 같이 가출한 상황이었다면 어떠했을 것인지와 끝으로 과제를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서술해 보고자 한다.
본론
청소년가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청소년문제, 즉 청소년비행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들에 대해 먼저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사회구조와 관련한 이론으로서 아노미이론은 하층의 청소년들은 그들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때문에 그들이 바라는 바를 성취할 제도적 혹은 합법적인 수단이 결여되어 있어 일탈로 빠질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며, 하위문화이론은 하층민들이 밀접해서 살고 있는 슬럼가 같은 장소에는 청소년비행을 조장하는 문화가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차등적 접촉이론과 사회통제이론은 일탈행위의 과정에 관심을 두는데, 그 중 차등적 접촉이론은 일탈이 배워지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일탈에 대한 허용적인 태도와 가치는 비행친구와 같은 집단에서 배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유대이론은 가족과 같은 일차적인 집단 내에서 부적절한 사회화의 결과 결속이 끊어지면 청소년은 일탈로 빠질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낙인이론에서는 비행을 저지른 소년을 처벌하는 과정에서 ‘비행소년’이라는 낙인은 비행을 유발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비판범죄론은 대부분의 청소년비행이 성인의 시각에서 규정된 기준에 따라 비행 청소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낙인이론과 비판범죄론은 일탈에 대한 사회통제의 부정적인 면(낙인이론)과 그 본질(비판범죄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피해자학은 청소년비행의 예방에 주된 관심이 있으며, 어떠한 청소년들이 범죄 혹은 비행의 피해자가 되는가를 제시함으로서 범죄와 비행을 예방하는데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청소년비행에 관한 여러 이론들은 청소년가출과 다 어느 정도 조금씩은 해당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필자가 경험한 청소년가출을 설명하는 가장 적합한 이론은 하층문화이론과 차등적 접촉이론이다. 가출청소년을 위한 시설의 설립 위치만 보더라도 가출청소년들이 많은 곳에 설립이 되거나, 또한 그러한 곳에 위치한 시설의 이용자수가 훨씬 많다. 또한 쉼터에서 가출청소년을 만나다 보면, 전혀 비행에 노출되지 않았던 청소년들이 본 쉼터에서 비행에 노출된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어느 새 그들처럼 물들어 가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출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비행에 노출되고 접하는 장이 되기도 하니 이 또한 해결해야 할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청소년문제 중 가출은 가출이라는 용어 자체가 ‘집에서 나온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장 크고 주요한 요인으로는 가정적 요인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시설 이용하는 청소년들만 보더라도 가출요인의 95%은 가정적 요인이고, 개인적 요인이 3%, 기타 사회나 학교적 요인 등이 2%에 해당한다. 물론 이것에는 학교환경에서 학업이나 교우관계 등의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가정 내에서 가족들과 함께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이것 역시 가정적 요인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이 수치가 별로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청소년에게 여러 가지 문제가 닥쳤을 때 이것을 함께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가정의 역할이라고 봤을 때 이러한 기능이 적절히 기능하지 못하는 것은 청소년 가출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가출에 대한 또 다른 관점으로 사회, 구조적인 측면을 보면 이전과는 달리 청소년들이 불안정하고 불편한 가정보다 오히려 가정 밖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경우도 있다. 심각한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중독 부모나 해체위기 가정의 청소년들이 그러하다. 이러한 가정의 청소년들은 차라리 가정에서 보다 밖에서 또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위안을 삼고, 독립 준비를 하곤 한다. 또한 시도나 정부 등에서 지원하는 쉼터나 자립지원관 등 가출청소년보호시설은 청소년의 재가출을 유도하거나 가출 만성화를 조장한다는 역기능도 설명하고 있다. 일례로, 간혹 쉼터를 방문하게 되는 학부모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쉼터가 이렇게 좋은데 아이들이 집으로 들어가겠느냐고...
결론
정부에서 발표하는 공식적인 자료도 있겠으나, 본 과제에서는 필자가 근무하는 본 쉼터를 이용한 가출청소년들을 해마다 분석한 자료, 즉 연간 운영보고서를 참고로 청소년가출에 대해 좀 더 들여다 보면 다음과 같다. 청소년가출은 해를 거듭할수록 가출청소년들의 첫 가출 시기는 점차 빨라지고 있는 반면, 가출하는 청소년들의 연령은 점차로 고연령화 되고 있다.
이는 가출청소년들이 사회나 가정의 안전한 구조 속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늦게까지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시기가 길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흔히 어른들 말씀하시길 ‘내가 그 나이 때는 어떠어떠했다’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현대의 청소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혹은 성인(만 18세 이후)이 된 후에도 적절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자신의 역할을 발견하지 못한 채 가정 밖, 학교 밖, 사회 밖 청소년이 되어 떠돌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학업중단 청소년을 이르는 다른 말로 ‘학교 밖 청소년’이라 하듯이, 가출청소년들을 이와 유사하게 ‘가정 밖 청소년’이라 지칭하고 있다. ‘밖’이라는 것은 그 단어의 의미에서도 느껴지듯이 ‘무엇으로부터 소외된, 분리된, 관심이나 적절한 지도나 지원받지 못하는’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요즘 들어 더욱 혼술, 혼밥, 혼영 등 1인 가구가 많아짐에 따라 ‘혼자’라는 의미가 들어간 신조어들이 많이 생기고는 있지만, 이는 사회현상에 따른 자연적인 표현일 뿐 이를 굳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공동체나 집단, 마을 등의 ‘집단의식’이 우선시되고 강조되어 왔으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그것은 점차 자신의 삶 중시, 개인중심의 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이 과제를 하면서 느낀 것은 가출청소년, 즉 가정 밖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많고, 그러한 가정 밖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결국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 사회 밖 청소년이 되고, 사회 속에 적절히 편입되지 못하고 부적응하는 사회 밖 성인이 되어 가는 것 같아 직접 그 현장에 일하는 한 사람으로써 씁쓸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가정적 요인, 학교나 사회적 요인, 혹은 개인적 요인 등 그 어떤 요인이 되었건 간에 청소년들은 ‘밖’이라는 곳에서 ‘안’이라는 공간으로 들어가 그에 따른 적절한 보호와 보살핌, 그리고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한다. 그래야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와서도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며 받은 사랑만큼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쉼터에 근무하면서, 또 본 과제를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 아이들, 우리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것은 물질적 환경적 풍요로움이 아니다. 물론 살아가는데 일정 부분은, 혹은 많은 부분은 물질적인 것이 꼭 필요하거나 중요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그것이 다가 아니고,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바르게 버는 것이 더 중요하고, 마음을 담아 의미있게 쓰는 것이 더 중요하듯, 우리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바른 의식, 가치관 교육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또 무엇을 해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노력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와 아울러 내가 아무리 그 청소년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도와주고 싶다고 해도 그 청소년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최선의 노력은 내가 먼저, 바른 의식을 가진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